독후감7 [칼리굴라] 부조리 교사 칼리굴라 [칼리굴라] 속 칼리굴라는 미치광이 폭군이다.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나타나서는 신하들의 가족을 죽이거나 재산을 몰수하는 등의 악랄한 행위들을 이어나간다. 칼리굴라가 행하는 폭력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점에서도 끔찍하지만 정말 끔찍한 까닭은 일련의 폭력적인 행위들에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합당한 벌로서 가해지는 폭력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잘못이 없는데 내려지는 사형 선고를 바로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불가해한 것을 마주쳤을 때 우리는 체념하거나 어떻게든 그것을 이해해보려고 아등바등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는 후자를 선택해 심심풀이로 사형 선고를 내리는 폭군을 통해 카뮈가 말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려고 한.. 2022. 5. 22. [페스트] 추상의 극복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중 하나인 [페스트]. 카뮈의 저작을 하나씩 찾아 읽는 중이기도 하고, COVID-19 대유행을 겪는 중인 우리에게 책이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읽게 되었다. 전염병 유행 시기에 감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가장 권장되는 것이 개인 위생 관리와 거리 두기인 반면, [페스트]에서 페스트를 이겨내기 위해 작가가 강조하는 것은 '추상의 극복'이다. 추상이 무엇이길래 추상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일까? 카뮈가 페스트를 통해 본 추상이 무엇인지, 추상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한 방안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자.추상이란 무엇인가카뮈는 추상이라는 말로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먼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자.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추상적'이란 단어의 명사 2번 설명은 다음과 같.. 2022. 5. 9.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요즘 우리는 운동을 하기 위해 PT를 끊고, 그림을 그리려고 태블릿 PC를 산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게 구매한 이용권과 태블릿을 꾸준히 사용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럼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정말 운동을 '배우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서비스와 상품을 구입한 것일까? 그저 환상으로 포장된 상품에 이끌렸던 것은 아닐까? 운동은 내 몸만 있으면 집에서도 할 수 있고, 종이와 연필만 있어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답변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듯하다. 가난의 현대화 이반 일리치는 인류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현대 사회에서 '가난의 현대화'를 목격한다. 가난의 현대화란 넘쳐나는 시장 상품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인간의 잠재력과.. 2022. 5. 1. [황금 물고기] 도망에서 출발로, 계속 움직일 수밖에 없는 우리 대학생 때 여러번 읽었던 책인데 아둥바둥 살다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다. 메일 정리를 하다 예전에 썼던 독후감을 우연히 발견해서 그대로 올려본다. 표현이 다소 유치한 부분도 있지만 그 때 내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어떤 것이었는지 잘 느껴지는 듯하다. 도망에서 출발로, 계속 움직일 수밖에 없는 우리 : . 프랑스의 작가 ‘르 클레지오’가 쓴 작품이다. 생명력이 느껴지는 제목에 이끌려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인생의 힘든 시기에 어쩔 수 없이 삶을 인정해야만 할 때, 그럴 때면 생각이 나곤 하는 책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라일라’라는 소녀이다. 라일라는 그의 본명이 아니다. 어렸을 때 납치당해 팔려온 곳의 주인인 ‘랄라 아스마’가 그가 밤에 왔다는 이유에서 ‘밤’이라는 뜻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라일라는.. 2022. 4. 28. 이전 1 2 다음